욕망
사람들이 친해지고 싶어 할 만큼 흥미진진한 인물이 되는 법은 아주 쉽다. 자신이 되고 싶은 유형의 인물을 마음에 그리고 그렇게 되지 못하도록 만드는 부정적 감정과 장애물을 모두 항복한다. 그러면 가져야 하는 것 전부, 해야 하는 일 전부가 자동으로 아귀가 맞게 들어온다. 소유 having하거나 행 doing하는 수준에서가 아니라 존재 being하는 수준에서 힘과 에너지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우선권이 주어지면, 존재하는 수준은 자동적으로 사람의 행동을 통합하고 조직한다. 이러한 기제는 " 마음에 품은 대로 실현되기 쉽다." 라는 공통 경험으로 입증된다.
놓아버림 p153
존재하는 수준에 있으면 갖고 싶은 탐하는 상태와 갖기 위해서 애쓰는 상태를 놓아버릴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사람들이 친해지고 싶어 할 만큼 흥미진진한 인물이 되는 법은 아주 쉽다고 말씀하십니다.
욕망의 실현이 뺏거나 슬쩍하거나 뽐내려는 수준의 것에서 벗어나 이미 가진 것을 상상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저의 뽐내려는 마음의 저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버지의 농사 수확은 값이 오르는 시세를 비껴가기 일쑤였다. 특히 인삼 농사가 그랬다. 인삼을 거둘 때의 가격은 바닥을 치고, 인삼을 심을 때는 오르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아버지는 농사를 짓는 소질보다는 만들기에 재능을 보이셨다. 쟁기도 만들고, 지게도 만들고, 불이난 제재소에서 값싸게 목재를 사다가 마루도 깔고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을 치기도 하셨다. 막힌 천정으로 쥐가 굴러다녀서 거슬렸지만 자는데 바닥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아버지를 거들면서 자연스레 연장을 매만지며 자랐다.
겨울마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썰매는 친구들 것보다 튼튼했다. 각목에 홈을 내고 연필에 버금가는 굵기의 철사를 구부려 넣은 썰매는 철사가 잘 벗어지지 않았다. 친구들 것은 철사도 가는데다가 대충 만들어져서 잘 벗어졌고 폼도 떨어졌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나의 썰매가 늘 자랑이었다. 톱질이 가능하고 대패질이 가능하고 굵은 철사를 구부릴 힘이 생기자 썰매를 만들었던 기억이 났다. 4학년 즈음 썰매를 만들었을 때의 자랑스러움이 눈에 선하다.
얼마 안가서 뽐냄이 시샘으로 둔갑을 했다. 주말의 명화를 본 나이 많은 형들이 총을 만들어서 화약을 넣고 터뜨렸는데, 어찌나 폼이 나던지 며칠 배를 앓았던 것 같다. 송판으로 개머리판을 따고 분무기 대를 잘라서 총열을 만들고, 자전거 바람 넣는 구멍장치에 화약을 넣어서 터뜨리는 총 비스무리 한 것을 만들었는데, 어찌나 멋있어 보였던지 무척 갖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문득 생각이 나서 만들었다. 막내 동생이 달라고 울고불고 하는데, 다락에 숨겨버렸다. 다시 내주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기술에 대한 욕심을 내는 편인데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질투를 산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무지했다. 내가 만든걸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에 어떤 작용을 불러 일으키는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무뎠다. 몇년 전에 친구에게 프랑스 자수를 며칠 배워서 배트맨과 원더우먼, 은하철도 999의 메텔과 차장을 수놓아서 화장실 팻말을 달았었다. 나도 내 자신이 대견스러워서 좀 뿌듯했는데, 그 친구는 얼마간 자수에 흥미를 잃었다. 그 친구가 나중에 고백을 했다. 빈정상했다고...
최근에 뭘 내맡겨야 하는지 감이 왔다.
욕망의 장에 담근 발을 보았다.
결핍감을 뽐냄으로 채워넣으려고 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