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냉담의 시기를 겪고 계신 분들께 나눔을 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중, 고등학교 다닐 때에 겨울 방학이 오면 경운기에 지게를 얹고 산에 나무를 하러 다녔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시동을 거는 일이 관건이었는데, 지금처럼 키만 돌리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동을 걸려면 전신의 온 힘을 짜내어 스타트 레버를 멧돌처럼 돌려야 했습니다. 역기 바벨처럼 생긴 무거운 원형판이 충분한 탄력을 받아야 첫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한겨울에는 베어링의 구리스들이 모두 딱딱해져서 힘이 두배 세배로 들었습니다.
겨울에 시동을 거는데 중요한 요령 중에 하나는 비워둔 엔진 냉각기에 끓는 물을 부어 엔진을 데우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두어차례 끓는 물을 교환해 주면 시동은 무난하게 걸렸습니다. 하지만 년식이 오래된 낡은 경운기는 좀처럼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한나절씩 애를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추가된 두번째 요령은 소량의 휘발유를 흡기구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경유보다 발화점이 낮은 휘발유는 쉽게 폭발하는 원리를 찾은 것입니다.
어른들이 모는 수대의 경운기들이 깎아지른 비탈길을 짐칸 가득 나무를 싣고 운전을 곡예하듯 돌아오는 길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땔감 나무나 인삼밭에 쓸 말목(그늘을 만들기 위한 버팀목) 하는 것을 돕고 아버지의 옆자리에 앉아서 돌아오는 길은 경운기를 모는 꿈으로 가득했습니다. 경운기 핸들을 꼭 잡고싶었습니다. 그 희망은 중학교 2학년에 이루었습니다.
돌아보니 마음과 몸이 힘든 시기는 겨울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운기와 같은 처지로 여겨집니다. 시동을 걸때의 요령처럼 몸을 따뜻하게 돌보고, 고 기능성 음식과 보조식품 등을 챙겨 먹는 것에 대해서 고려해봅니다.
저는 얼마전부터 죽염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20여년 전 한창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쓸 때에 단식도 여러번 하고, 생식도 해보고, 음양식도 해보았습니다. 어쩌다 죽염을 알게 되어서 먹었는데, 염증이 많이 호전되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효과가 좋아서 9회 구운 죽염을 만병 통치약처럼 여기기도 했었습니다. 몸의 수분에 전해질 성분이 높아야 기가 잘 흐르는 것은 상식일 것입니다. 발효 식품인 된장과 간장도 보약처럼 여기고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소량의 죽염을 입에 물면 찝찌름한 가운데 고이는 침은 참으로 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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