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시 직장인을 위한 야간 귀농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200명 정원이 초과되어 50명 정도를 추가로 수용해야 할 정도로 교육이 인기가 높았습니다.
저도 늦게 신청한 관계로 추가 인원중에 한명이어서 담당자분께 본래 성격에서 나올 수 없는 떼와 아양을 써서 출석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교육은 일주일에 2회 3시간씩 한달간 총 30시간짜리입니다.
기타 다른 교육들과 함께 100시간을 채우고 나면 여러가지 귀농정착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중의 큰 점수를 획득하는 기회가 됩니다.
교육에 처음 참석했을 때, 200명이 넘는 많은 인원이 참석했고
저와 같은 아파트에 윗층에 살고 있는 분이 참석했습니다.
그분과 함께 온 젊은 사람은 나이가 36이었고 앞으로 스스로 집도 짓고 농사도 짓고 싶다는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번 교육을 함게 들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가 하고 있는 일에 관심을 보이길래
혹시 생각이 있으면 직장을 소개시켜 줄 수도 있다고했고 이 일의 보람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그 친구도 흔쾌히 그럴 수 있으면 대단히 감사하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교육시간에 만나 가끔 한차로 집에 들어오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앞날의 제주도 생활이었고
함께 한발짝 한발짝 디뎌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슬며시 가져보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소개시켜 주려고 전에 일했던 곳인 강반장네나 오반장네를 떠올렸더니 선뜻했던 마음은 수그러들고 있었습니다.
공구 이름과 작동법도 모르는데 과연 돈 주면서 가르쳐 놓을 만큼 성실할까?
아니면 과연 얼마나 배겨날까?
아! 망할 나의 고질적인 -------------------성급한 친절.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그 친구의 -----------흔쾌한 수락.
헌대 며칠이 지나자 함께 일하는 형님이 공구박람회를 참석한다면서 이틀을 빠지는 상황이 발생되었습니다.
네명이서 일하다가 한명이 빠지는 상황이라서 그 친구를 불러 올 좋은 기회였습니다.
반장형님께 함께 귀농 교육을 받는 친구가 있노라고 이야기를 했고 형님은 데리고 오라고 흔쾌히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다른 일정이 잡혀 있을 수도 있으니 못나올 것에 대한 대비는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 날 저녁은 교육이어서 만나서 이야기하면 되겠거니 했지만
그 친구는 교육에 나오지 않았고 통화로 용건을 전했고 다음날 6시 30분에 만나기로 철썩같이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날 5분 일찍 함께 출근할 기대감으로 만남의 광장에서 기다렸지만 시간은 약속지점을 통과해 5분이나 더 흘렀습니다.
전화를 세번 했지만 받지 않았고 저는 혼자 출근해야했습니다.
출근 시간은 나의 고질적인 성급한 친절에 대한 가벼운 재난이 허탈하게 가슴으로 찾아들었습니다.
오전 내내 망할 자식의 사과의 전화나 메시지를 기다리는 것도 부질없었습니다.
다음날 퇴근길에 아파트 저편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는데
속으로 저 씨부럴 놈은 먼 씨잘데기 없는 나발을 저렇게 불어대나 싶었습니다.
다음 교육날 나오리라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휭하니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아무 생각없는 찰나 그 친구의 전화번호를 눌렀습니다.
평소 한번에 잘 터지지 않던 그 친구의 전화가 쉽게 터졌습니다.
혹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아침에 못 일어났고 큰소리친 면목이 없어서 연락을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너무 잡아당겨서 부담이 크지는 않았냐고 그랬다면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친구는 거듭 죄송의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아무 일 없은 듯 다음 교육에 보자고
그리고 천천히 천천히 시작하자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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