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팀에 화려한 문신의 등치 좋은 두분이 합류했습니다.
한분은 두살 아래며 목수의 길로 접어든지 오래된 관계로 제가 양해를 구하고 말을 바로 내려놨습니다.
다른 한분은 한 살 밖에 적지 않고 운동 삼아 나오신다길래 계속 존중을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계속 존중해 드리기로 한 어깨가 떡 벌어진 문신 아저씨와는 출근 차량 뒷자리에 함께 탔습니다.
뒷자리에서 서로 창밖을 내다보며 가다가 문득 무릎이 서로 닿았음을 봅니다.
문신도 쩍벌남이고 저도 쩍벌남이었습니다.
문신의 등치가 저의 다리를 미는 듯 합니다.
속으로 '이 쉬벌 쉐퀴 다리 안오무려!' 합니다.
혼자서 몇차례 신경전을 펼칩니다.
그러다가 안되겠는지 저는 그분에게 호박사님께 배운 친절을 배풀기로 했습니다.
저는 친절 모드로 생각을 고쳐먹은 후로부터 다리를 오무리고 앉기로 했습니다.
다리를 가지런히 오무렸더니 기분이 야릇도 합니다.
한 삼일을 다리를 모으고 출퇴근을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문신께서 다리가 나란해지십니다.
저의 다소곳한 다리 때문인지
급기야 꼬고 앉으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 좀 편하게 앉으시지...... "
' 게매마씸! (그러게나 말입니다) '
아직은 편치 않는 맘에 속으로 말합니다.
한 며칠 나오다 말겠지 하던 양반이 벌써 한달을 열심히 운동중이십니다.
저도 한달 가까이 다리를 다소곳이 모으다보니 모양새가 좀 이상하다 싶어서 내린 방책이
무릎과 무릎 사이에 주먹 두개를 끼워넣고 안으로 살며시 조으고 앉습니다.
호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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