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팅고 이야기

기생 오라비 2013.02.13

opener6 2013. 4. 13. 13:07

제가 술을 멀리하게 된 계기가 된 아내의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술을 먹었을 때엔 사람이 좀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술자리를 빌어 서로가 가졌던 어색한 마음을 소탈하게 풀어보자는 의도로

 

최선을 다해서 친절하고 다정하게 상대를 대했을 뿐이었는데

 

그런 자리에서 풀어진 제 모습이 기생오라비 같은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오해의 빌미를 제공한 사람은 바로 나로구나!라는 사실을 알았고

 

술자리는 저절로 멀어졌으며 술은 담배와 마찬가지로 저절로 찾지않게 되었습니다.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태도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음을 알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술기운 없는 모습에서도 기생오라비 같은 모습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일기가 좋지 않아 망설이며 올라간 한라산은 우려와는 반대로 너무나 아름다왔습니다.

 

거기에 하늘하늘 내리는 눈송이는 어찌나 이쁘던지 저도 모르게 그만 내뱉은 한마디는

 

"눈이 새색시 같이 내리네..." 였고,

 

기분이 살짝 들뜰 때 그 찰나의 순간 기생오라비가 끼어듬을 알아차렸습니다.

 

 

 

자신이 미처 인지못한채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행동들을 관찰하다보면

 

그 표면을 자부심이 둘러싸고 있고,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열등감이 자리합니다.

 

들킨듯 싶으면 수치심이 올라오고 다양한 형태로 다음 마음들이 일어납니다.

 

이런 마음의 반복에서 벗어나려면 기적수업을 해야하고 레팅고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여실히 깨닫습니다.

 

3년전에 몇과 나가다가 말았던 기적수업을 다시 펼쳐들었습니다.

 

그때 '이정도는 아는 것 같아!' 들었던 마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자부심이었는지 알게됩니다.

 

 

 

바깥으로 보냈던 마음들을 거둬들이니 제 자신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들을 단죄하던 마음들은 내 안에 있는 해소되지 않은 자만심과 열등감과 피해의식이었음을 봅니다.

 

그리고 이곳에 계신 몇 몇 여러분들께도 저의 부정적인 마음을 투사하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사과드리고 제 모습을 반추시켜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