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팅고 이야기

술3

opener6 2022. 6. 23. 13:26
좋은 술일수록 천혜의 환경과 좋은 물과 좋은 재료와 대를 잇는 솜씨와 더불어 이세상 너머에서 불러낸 영감까지 깃들어 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술을 만드는 과정과도 닮은 면을 본다.

시퍼런 보리밭 같은 젊음을 지나 누렇게 나이가 익으면 수확을 한다. 영혼의 나이가 무르익은 사람처럼 농사가 잘 되면 알이 꽉 차고 묵직하다. 농사가 잘 된 땅은 거름지고 농부는 근면하다. 농사에 쏟는 애정이 남다름을 본다.

좋은 재료로 술을 담그고 엣센스를 추출하는 과정은 물질적 세계관에서 정신적 무르익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사람마다 삶이 달라서 만들어지는 술도 각양 각색으로 보인다.

영혼의 관점에선 제대로된 정수를 추출할 때까지 삶은 반복된다. 뭇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할만한 부를 이루면 정수가 추출될까? 아직 시퍼런 보리밭일 뿐이다. 병충해와 태풍을 지나가야한다. 뭇 사람들에게 자랑할만한 명예를 누리면 정수가 추출될까? 보기에 누렇게 잘되어 보여도 스스로는 안다. 좋은 술이 되기에는 영양소가 고르지 않다는 것을.

영혼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서 비로서 물이 술이 되기 시작한다. 부정성의 병충해를 바로잡아 근심걱정을 몰아내고, 가뭄과 태풍을 견디어 외부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이 중심이 선다.

홀로 존재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신께 정수를 바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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