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팅고 이야기

전갱이

opener6 2022. 6. 23. 13:26
저녁 식사로 큼직한 전갱이를 구웠다.
겉면을 굽고 뒤집는데 보존제가 붙어있었다. 찾아보니 (몸에는 무익하나 먹지 마세요.) 라고 안내한다. 먹을까 버릴까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조금 떼어서 맛을 보았다. 왠지 약품 냄새가 밴 것 같다. 버리기엔 아깝고 먹자니 찜찜하다.

뒷면에 안보이게 붙어있던 보존제에 짜증이 났다. 돼지고기 닭고기 살의 뻘건 핏물을 먹고있던 보존제가 이번엔 하필이면 전갱이 뒷면에서 속을 뒤집어 놓았다. 전갱이에게도 짜증이 났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며 확인을 안한 나 자신에게도 짜증이 났다.

이게 뭐라고 감정이 일어서 기분이 상한단 말인가?

내가 잠깐 주의력이 부족했다.
그것 뿐이었다.

보존재가 왜 거기 붙어있어가지고... 로
시작한 나의 불찰의 변명은 온 사방을 뛰어다니다가 다른 꺼리를 찾고 그제서야 잠잠해질 것이었다.
수그러든 소란은 또 다른 꺼리가 생기면 어김없이 올라와서 책임을 회피하고 불평꺼리들을 찾아서 소동을 벌일 것이다.

애꿎게 누명을 쓴 전갱이를 보면서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어쩌면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을 넌짓이 끼워 넣으며 나의 무고함을 피알 해온듯 하다.
이제 바로 수긍하자.
1초도 낭비하지 말자.
역경을 자초하지 말자.

영혼에 귀를 기울이면
배울 바를 영혼이 곧장 안내할 것이다.
오늘 전갱이의 교훈처럼.


역경이란 이전에 부인되어 무의식에서 억압되었던 결과로 보입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나의 레팅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아  (0) 2022.06.23
아이러니  (0) 2022.06.23
술3  (0) 2022.06.23
영혼의 문  (0) 2022.06.23
이끌림  (0) 20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