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설령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걱정과 두려움의 마음 대신
배운것처럼 '또다른 사랑의 표현이구나!'로 바라본다면 그런 마음의 소유자는
마음의 평화에 도달했으니 모든게 사랑으로 비쳐지고 행동되어지겠습니다.^^
이런 말머리를 달아놓고 들려드릴 에피소드는 피식 웃음입니다.
요즘 이사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가구를 들여놔야 하고, 가전을 들여야 하고, 인테리어도 해야하고,
한정된 금액으로 서로 어울리면서 하나하나 맘에 드는 것들을 고르다보니
수고로움이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집안의 우환과 함께 겹친 일이라 마음도 분산이 되어 무언가를 선택하는 일도
달갑지 않거니와 뭘 어떻게 구성해야하는지도 뚜렷한 전체적 윤곽없이
이물건 저물건 집다 보니 부엌에 맞지 않는 커다란 냉장고를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마트에서 진열상품이라며 40만원이나 깎아준다길래 혹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대한 그놈을 이리 뜯어보고 저리 만져보고 문짝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친절한 설명을 들었어요.
냉장고엔 별 관심도 없었던 독립냉각이니 칸칸이 냉각이니 소비전력이 1등급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만 그놈을 사기로 털썩 마음을 먹었지 뭐예요.
한가지 찜찜한 점이라면 자로 재어보니 큰 등치가 냉장고 놓는 곳에 3센치의 여유만 남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거기에 안들어가면 다른 자리에 놓치뭐 하면서 애써 내린 선택을 그냥 진행시키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냉장고가 배달되어지고 결국 그 자리에는 넣지 못하는 불쌍사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음 후보지로 옮겼는데 이 놈이 떡하니 차지한 자리는 아무리 봐도 어색했습니다.
다시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마침 기사분이 옮기는 과정에 약간의 흠이 생겼지만 별 대수롭지 않는 자리인지라
그리고 배달하느라 수고하신 성의를 봐서라도 인연인가보다 생각하며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냉장고에 대하여 메이트가 테클을 걸어왔습니다.
바꿨으면 좋겠다는 은근한 심상을 드러내는데 저의 마음이 잘 움직여지지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것으로 바꾸고 차액으로 다른 것들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이나 애써 내려진 저의 선택에 대한 에고의 주장은 고집이 있었습니다.
의견을 들어주는 척하며 다른 냉장고를 보았습니다.
디쟈인도 그저그렇고 소비전력도 4등급이었습니다.
아랫문을 열었다가 닫으니 윗문이 들썩이고, 윗문을 열었다 닫으니 아랫문이 덜거덕 거렸습니다.
또한 열고 닫는 느낌도 그만큼 착착 붙는 손맛이 나지도 않구요.
장점은 냉장고가 들어갈 그 자리에 꼭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열상품이긴 하지만 가격은 절반도 안되었습니다.
제 선택에 대한 제고에 들어갔습니다.
제법 까다로운 절차와(진열 상품은 반품이 불가하다는) 반품과 새 제품의 구입 회사가 달라서
일어나는 번거로움과 매장직원과 배송직원에 대한 미안함의 저항을 뚫고
결국 큰 결심으로 반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해졌습니다.
나중엔 직원도 미안하다면서 같은 가격으로 진열상품이 아닌 새 제품으로 보내준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덩그런 냉장고가 놓여졌던 자리는 뭘 놓아도 좋은 공간으로 생기고 말았습니다.
하마터면 그 공간은 애써 외면해야할 답답함으로 두고두고 자리했을 것입니다.
이미 내린 선택을 번복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보면서
꼭 그것이기를 고집하는 이유를 여러가지로 둘러대는 마음을 내려놓고
꼭 그것이 아니어도 된다는 지혜를 하나 터득합니다.
모든 것은 맞는 자리에 맞게 놓여지는게 좋음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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