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팅고 이야기

빵실수

opener6 2022. 6. 23. 13:06
시비를 가리려는 욕구는 스스로를 정으로움으로 편들고 타인을 비판한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세상 안에서만 존재한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의 경험을 살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면을 응시하는 것은 어렵다.

햄버거 빵을 만드려고 고심 끝에 나온 것이 패스트리번이다. 가로 결은 질기고 수분을 만나면 질척 거리는 느낌이 별로였다. 고민 끝에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에서 힌트를 얻어서 빵을 완성했다.

바삭한 식감은 패티의 풍미를 한층 살려주었다. 그러나 일반 브리오슈번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내키지는 않지만 브리오슈번도 만들었다.

하기 싫어 한참을 미루다가 만든 번은 모양도 맛도 식감도 기대이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담백하니 맛있어서 애정이 갔다.

다음날 아침에 빵 하나를 꺼내어 한쪽을 떼어먹었다. 역시 맛있었다.

왜 그랬을까? 자주오시던 아주머니 손님들께 남은 쪽을 잘라서 등분해서 맛을 보시라고 드렸다.

단박에 알아보신 손님이 말씀하셨다. "이거 사장님이 먹던거잖아요." 아찔했다. 어... 이게 내가 먹던거였지. 순간 당황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당황했음을 눈치 챈 손님은 농담이라시며 상황을 정리했고, 나도 궁색한 변명으로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때 그 자리에서 실수를 인정했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회는 불어났고, 하루 걸러 오시던 손님들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실수는 외부의 상황에 생각이 휘둘릴때 일어난다. 완고한 마음을 숨기면 거짓 겸손으로 굽신거리게 되고 생각과 마음이 분리된 이중적 상태에서 헛 말이 나오거나 망신스런 행동을 저지르게 된다.

숨을 고르고
마음을 고요히 바라보자.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미소를 띄며
내 안의 평화를 의식하자.
생각과 말과 행동이 나오는 출처에
지고의 선에 봉헌하는 마음을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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