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과자
친구가 빵을 구웠다. 그런데 빵이 아니었다. 빵은 글루텐이 잡혀서 질긴데, 친구가 구운 빵은 폭신한 것이 사르르 녹았고 카스테라처럼 찐득거리지도 않았다. 다양한 견과류와 곡물들을 넣었고 계피 향이 살짝 났다. 내가 딱 좋아하는 식감과 맛과 향으로 먹는 동안 행복했다. 어때? 기가 막힌데, 정말 맛있고 식감도 좋아. 어떻게 만든거야? 비밀이야. 그런데 말이지. 이렇게 맛있는 것을 만들고 먹는 것에 대한 애착과, 세상에 대해 초연해지는 것에는 어떤 상관이 있을까? 나의 눈은 유럽 대성당의 멋진 건축물을 동경하는데, 지금 다니는 성당은 예술성을 기대할 수가 없네. 이처럼 입이 미식을 탐하는 것에서 어떻게 거둠 기도와 연관을 지을 수 있을까? 흠뻑 빠지면 홀가분하게 나올 수 있지! 마음이 지금에 없고 딴 데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