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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지

원효대사님의 해골바가지 깨달음을 듣고서 처음 반응은 제가 해골의 썩은 물을 마신 것처럼 속이 불편한 것이었습니다. 해골에 고인 더러운 물을 마시는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사님께서 다음날 일어났을 때에 그 것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아하! 하고 당장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알것도 같은 느낌은 있었습니다. 그 때 당장 아하! 했었더라면 저의 삶은 그 시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상징과 비유와 은유에 대하여 사색을 해봅니다. 원효대사님 일화의 해골의 썩은 물이란 지금 머릿속에 든 오랫동안 고여서 썩다싶이한 고정관념들이요, 그것을 마시고 달게 느꼈던 것은 자아가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아내는 단물이요, 다음날 아침은 그러하게 살아온 삶을 인식한 깨달음이자 다시 태..

자린고비 / 강연 <돌이켜 볼 때>

보통 우리는 지혜가 없습니다. 돌이켜볼 때를 제외하구요. 돌이켜볼 때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얻었는지 볼 수 있습니다. 한계로 보이는 것은 사실 도약대이자 도전이었습니다. -2004 / 04 / 22라디오 강연 일부 발췌- ----------------------------- 이제 나눔이 뭔지 좀 알 것 같네! 오! 정말 다행스런 일이군, 자네같은 자린고비는 또 없을꺼야. 내가 좀 인색하긴 하지? 먹음직스런 굴비를 매달아 놓고 쳐다보지도 못하게 했지 아마도? 코라도 킁킁거릴까봐 냄새도 못 맡게 하고, 침이라도 고일라치면 난리를 치는 성미지 자네는. 내가 정말 그정도란 말인가? 이제 매달아 놓은 굴비를 내려야겠네. 돌이켜보니 이십여년 전의 사건이 떠오릅니다. 2년 정도 어느 공동체에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손수건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10년 전에 교회에 나갔다가 익숙치 않은 분위기와 주목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다니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핑계고 진실은 드센 자아가 surrender 하기를 저항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혼이 '이제 다시 교회에 가봐' 라며 소리를 내었고, 친구의 도닥임에 용기를 내어서 함께 성당을 갔습니다. 결심은 의기로웠지만 막상 성당을 향하기 시작하자 콧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미사가 시작되고도 콧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전에는 저항이 일기 시작하면 재채기를 동반하여 코를 풀기 바빴습니다. 목수 일을 하다가 시작된 천식과 먼지 알러지가 심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병원 검사에서 집먼지 알러지와 고양이털 알러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나왔습니다. 흐르는 콧물에서 초등학교 입학때의 손수건 기억이 납..

카테고리 없음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