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기타를 멋지게 쳐서 인기를 받고 싶은 욕망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과 막걸리를 먹으며 부르던 노래들은 트로트 메들리였습니다. 욕망이 뿌리내릴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고물 기타가 생겼는데 다음 순서로 어찌할 바를 몰랐던 욕망은 금새 말라 죽었습니다. 배울 선생님도 없었을 뿐더러 제대로된 조율법도 모른채 줄을 당기다가 끊어지면 바로 절망이 왔습니다. 기타 줄 뿐만 아니라 전반적 삶에 스페어란게 없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온 20대 초반 어느날 기타에 절망했던 지난날이 떠올랐습니다. 당장 낙원상가에 달려가서 기타를 샀습니다. 튜닝 기능이 내장된 고급스러운 기타로 질렀고, 끊어먹지 않으려고 기타줄도 비싼걸로 두벌을 구입했습니다. 학원도 끊었습니다. 처음엔 열심히 연습하다가 직장을 옮기고 이사를 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