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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셰어

엔젤스 셰어 -천사의 몫- 위스키, 브랜디를 숙성시키는 과정중에 손실되는 양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너무 근사한 표현이라서 꼬리표를 떼기 어렵습니다. 위스키는 곡물을 발효시켜서 증류한 것을 말하고, 브랜디는 포도주나 과실주를 증류한 것을 말합니다. 한창 젊을 때, 삼촌 댁에 들렀다가 마티니를 마셨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독했지만 입안을 적시는 부드럽고 높은 밀도의 촉감은 생전 처음이었습니다. 코로 훅 뿜어져 나오는 깊고 절묘한 향과 깔끔한 목넘김의 짜릿함, 위장을 뜨겁게 데우고 심장을 뛰게하는 놀라운 힘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술의 가격을 알고 언감생심 쉽게 접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술에 취한 상태에 대한 부정성의 마음은 술을 적대시 하면서도 취한 상태의 만족감은 술에 기대는 것에 한 몫 했습니다. 알..

패스트리와 마리 앙투아네뜨

브리오슈를 굽다 보면 프랑스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뜨는 사람들의 굶주림을 이해하지 못했고,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돼지?" 라는 말을 남겼다는 이상한 유언비어를 접합니다. 에고는 별별 이야기를 꾸며내어 달큰함을 취합니다. 정말 그랬을까? 나무위키에 올라온 정보는 풍문과는 다르게 훌륭한 여성상이었음을 봅니다. 왕위를 계승할 아들을 모두가 바랬지만 딸이 태어나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불쌍한 어린 것, 너는 그들이 바라던 아이는 아니야. 그렇다고 우리에게 소중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야. 아들이였다면 국가의 아들이 되었겠지만, 너는 나의 것이야. 너는 내 모든 보살핌을 받게 될 거고, 내게 기쁨을 주고 슬픔을 나누게 될 거야." 또한, 혁명정부가 큰 아들과의 근친상간의 혐의를 씌우려고 큰 아들의..

고래잡이

몸을 방치한지 몇 년이 지났다.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겨우 오름 정도를 오르는 것이 전부였다. 공원을 산책 나갔다가 문득 공 던지기가 떠올랐다. 소년시절 체력장에서 멀리 던지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공은 기대만큼 날아가지 않았다. 나보다 작은 친구가 훨씬 더 멀리 던졌다. 몸에 집중해서 공 던지는 동작을 취해보았다. 어색했다. 이왕 어색한 길에 왼손으로 동작을 해보았다. 많이 어색했다. 공 던지기 강습 동영상을 보며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며칠에 걸쳐 오른팔 왼팔을 번갈아가며 연습을 했다. 던지는 것은 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 이동을 하면서 코어를 활시위처럼 휘었다가 근육의 탄력을 이용해서 공을 힘껏 뿌리는 것이 관건이었다. 몸은 이내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매일 같..